토요일 아침 6시, 철수의 알람이 울렸다.
예상치 못한 시끄러운 소리가 그의 뇌를 강하게 자극했다.
몸을 일으키니 몽롱하고 피곤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나게 배가 고팠다.
그는 부엌으로 가서 고소한 통밀 베이글을 준비하려고 한다.
잠깐!
지금 먹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어제 유튜브에서 어떤 보디빌더가 말했던 게 떠올랐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kg은 훨씬 더 나갔었지만,
최근 대회 준비중이라며 지방을 엄청나게 걷어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보디빌더가 말하길:
"아침 공복 상태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면 살이 쭉쭉 빠집니다!"
철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거다!"
그는 당장 시도해 보고 싶었다.
3년 전, '영희'와 사귀던 시절이 그 인생 최고의 몸 상태였다.
그러나 점점 게을러지면서 비만이 되어버렸고,
영희는 결국 떠나버렸다.
그 후, 그는 종종 조깅을 시도했지만 항상 작심삼일이었다.
그런데 그 보디빌더처럼 뚱뚱한 몸의 지방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다면?
철수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게 베이글을 토스터기에 넣으려던 손을 멈추고,
대신 러닝화를 신으며 아침 조깅을 나섰다.
처음 몇 분간은 괜찮았다.
발목이 조금 아팠고, 무릎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그래도 버틸 만했다.
그런데 몇 분이 지나자 갑자기 숨이 가쁘고, 온몸이 무거워졌다.
철수는 당황스러웠다.
불과 몇 주 전에 뛰었을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지쳐버린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곧 러너스 하이가 찾아올 거야!"
그렇게 믿으며 계속 뛰었다.
그러나…
그 러너스 하이는 오지 않았다.
몇 분 후, 그는 결국 멈춰서 헉헉대며 숨을 돌려야 했다.
철수는 깨닫지 못했다.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물론, 공복 상태에서도 운동은 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바나나나 에너지 바 같은 탄수화물을 조금이라도 섭취했다면,
훨씬 더 오래, 더 빠르게 뛸 수 있었을 것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포도당(glucose)**은 즉각적인 에너지원이 된다.
그러나 공복 상태에서는 몸이 저장해 둔 **근육 속 글리코겐(glycogen)**을 사용해야 한다.
이게 부족해지면 결국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끌어다 쓰기 시작하고,
심지어 근육까지 분해(catabolysis)해서 에너지를 만들게 된다.
철수는 공복 유산소를 2주 동안 꾸준히 실천했다.
그리고 드디어 체중계에 올라섰다.
약 113kg이었던 몸무게가… 약 112.5kg로 줄어 있었다.
"뭐야, 겨우 0.5kg?"
철수는 실망스러웠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연구에 따르면 공복 유산소가 지방 연소를 더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운동 전 탄수화물을 섭취한 사이클리스트들이 공복 상태의 사이클리스트들보다
무려 1시간이나 더 오래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고 한다!
즉,
같은 시간 동안 운동할 때 오히려 공복이 아닌 상태가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꾸준함(Consistency)”
공복 유산소가 특별한 마법의 다이어트 방법이었던 게 아니다.
그저 꾸준히 운동을 했을 뿐이다.
결국, 다이어트든 운동이든 꾸준히 하면 결과가 나온다.
공복 유산소도 예외는 아니다.
철수는 공복 유산소를 바로 포기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왜냐하면, 그는 새로운 다이어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유튜브에서 어떤 의사가 추천한 ‘키토제닉 다이어트!’
철수는 신났다.
"이번엔 진짜다!"
…과연 그럴까? 😅